"모든 팀의 시즌 초반 50경기 성적이 그해 성적의 7할 이상을 좌우하더라."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자체 분석을 통한 시즌 초반 50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즌 개막 후 50경기를 모두 '총력전 모드'로 치를 수는 없을 터. 하지만 사령탑의 이런 의중이 올 시즌 전반기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방식으로 표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허 감독은 시범경기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오재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오재일은 시범경기 7경기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 3홈런 9타점 4득점 장타율 0.944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허 감독은 "일단 건강 측면에서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준비 과정이 부족했다. 또 급한 면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허 감독이 강조한 것은 '시즌 초반 50경기 승률'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저희 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들을 보면 시즌 초 50경기 승률이 그해 성적의 7할 이상을 좌우하더라. 그 정도로 50경기 승률이 중요하다는 것을 베테랑들한테도 이야기를 했다. 오재일 역시 미리 숙지하고 몸을 잘 만들어왔다. 감사하다. 준비 과정 등이 철저했다. 잘 실천했기에 오재일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KBO 리그를 보면 대체로 시즌 초반 형성된 판도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상위권과 하위권 팀들의 전력 차이가 커지면서 시즌 초반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삼성이 50경기를 치른 시점에 1위 SSG부터 6위 LG의 승차가 2경기(당시 2위 삼성, 3위 두산, 4위 NC, 5위 KT)에 불과했는데, 결국 6팀들 중 4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특히 KT와 삼성, LG는 시즌 막판까지 1위 싸움을 펼치는 등 '3강'을 형성했다.

허 감독은 "저희들이 최근 5년 간 성적의 통계를 내봤다. 시즌 개막 후 50경기 성적이 한 시즌 성적의 7할 이상을 좌우했다.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본다"면서 "그렇다고 50경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처럼 치를 수는 없는 법이다. 순차적으로 분배하는 게 필요하다. 단 그 중요성을 알고 처음부터 준비 과정을 철저히 하자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개막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다. 4월 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격돌한다. 이미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전 선발로 에이스 쿠에바스를 예고했다. 쿠에바스는 지난 시즌 삼성전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97로 강했다. 허 감독은 개막전 선발에 대해 "쿠에바스와 대등한 선발 투수로 준비를 마쳤다. 다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삼성이 자랑하는 에이스 뷰캐넌이 출격할 전망. 뷰캐넌 역시 지난해 KT를 상대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65로 좋았다. 시즌 초반 성적을 강조한 '허파고' 허 감독. 한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개막전에서도 필승을 향한 초강수를 띄울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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