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찬밥신세였던 항공·숙박 등 리오프닝 해외주식들이 최근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서학개미 순매수 50위 종목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던 여행주들이 이달엔 대거 50위권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주들의 경우 여객 수요 회복이 수익성에 반영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며, 코로나 재확산에도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겨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고 분석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포털사이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22일) 서학개미(해외주식하는 국내투자자) 순매수 상위 50위권에 델타항공(13위), 에어비앤비(19위), 카니발(29위), 보잉(35위), 유나이티드항공(43위) 등 여행 관련주들이 대거 진입했다. 이 종목들은 지난달 50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으며, 항공주가 순위권에 들어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엔데믹(엔드+팬데믹)으로 나아가면서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단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코로나에 대한 대응을 의무적 규제 이행과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는 팬데믹에서 지역적 풍토병인 엔데믹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유럽 국가들도 관련 규제들을 완화하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항공주에 대한 관심이  뜨럽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델타 에어라인스(델타항공)를 3235만달러(한화 약 3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3월 초까지도 주춤하던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간) 30.11달러를 저점으로 반등해 22일 36.98달러에 마감했다. 

순매수 상위 35위에 오른 글로벌 최대 항공기 제작회사인 보잉도 3월 초중순 저점(169.17달러)을 찍고 13% 반등했다. 순매수 43위에 오른 유나이티드 항공도 최근 2주 새 31.20달러에서 42.20달러까지 35% 급등했다.

항공뿐 아니라 숙박, 카지노 등 여행과 관련한 리오프닝주 전반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고 있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카니발에도 한화 약 500억여원의 서학개미 순매수가 몰렸다. 에어비앤비 주가는 2주 새 26.5% 반등했으며, 카니발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달 미국 항공여객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작년의 경우 연이은 코로나 재확산에 여객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유가 상승까지 겹쳐 수익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은 오미크론 변이로 올해 1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적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으나, 확진자 수가 피크를 찍고 내려오면서 3월 회복 속도는 기대를 상회하고 있다"며 "수요와 항공사 모두 이제 재확산에 내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봄부터 여름 성수기까지 다시 집중될 전망이라, 항공업계는 과거와 다르게 유가 상승분을 운임에 충분히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잉은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 올해 매출액이 820억달러, 영업이익률 6.6%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민간 항공기 시장의 수요 회복이 나타날 전망이며, 중기적으로 신흥국가들의 성숙이 항공여행 수요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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