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오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 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양국의 협력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선 이후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 인도에 이은 6번째 국가 정상과의 통화다. 윤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앞에 마련된 천막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과 15분간 차담을 하는 등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윤 당선인이 오후 3시15분부터 30분 동안 푹 주석과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통화에서 “올해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지난해 요소수 수급 대란 사태 때 베트남 측의 협력에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이에 푹 주석은 “방한을 희망한다”며 윤 당선인에게 “빠른 시일 내 베트남을 방문해 달라”고 화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양국 국민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힘쓰겠다고도 약속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1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14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1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17일) 등과 통화했다. 한반도 주변 4강국의 하나인 중국 정상보다 베트남 정상과 먼저 통화를 한 것을 두고 윤 당선인의 외교관이 반영된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오전 브리핑에서 “당선인이 대통령 신분이 됐을 때 이른 시일 안에 통화하는 것으로 해왔던 게 중국의 그동안 관행이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이번주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가 이뤄진다면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중국 정상과 통화하는 건 첫 주자가 된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통해 윤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바 있다.

윤 당선인 측은 내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선 “현재 국군통수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미국과 현재 청와대, 국방부와의 논의 과정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밝혔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조만간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민생 행보를 가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결정 되는대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마련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윤 당선인은 오전 10시55분쯤 출근길에 집무실 앞 천막 기자실에 들러 ‘티타임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커피 한 잔 합시다”라며 종이컵에 든 둥굴레 차를 들고 기자들 사이에 앉았다. 미식가이자 대식가로 알려진 윤 당선인은 기자들과 음식 얘기를 나누던 중 ‘취임하면 기자들에게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여준다고 했다’는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내가 하루 구내식당에서 저녁에 한 번 양 많이 끓여서 같이 먹자”고 화답했다. 윤 당선인은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완료하면 1층에 두겠다고 공언한 프레스룸을 자주 찾겠다는 약속을 상기시키며 언론과의 소통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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