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 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급등 등 물가 상승의 여파로 분석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1098억달러(139조1000억원)로 전월보다 22.3% 급증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월 897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67억달러도 상회했다.

수입은 3515억달러(445조2000억원)로 전월보다 10.3%, 수출은 2417억달러(306조1000억원)로 전월보다 5.6% 각각 증가했다. 수입과 수출 모두 사상 최대치다.

특히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 금액이 더욱 커진 것이다.

미국의 월별 수입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3000억달러 선을 넘었다.

미국의 수요가 다른 나라들의 경제 활동을 훨씬 초과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무역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관측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주요 도시들을 봉쇄한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무역 적자 심화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연율)로 후퇴한 가장 큰 이유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1분기 무역 적자로 지목됐다. 무역 적자가 전체 GDP를 3.2%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코로나19 대유행 후 여러 차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된 결과여서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에도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컸지만 경제 전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고, 대부분의 다른 지표상으로 미국 경제는 꾸준히 확장 중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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