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7일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기존 이사진 9명을 일시에 해고하고 테슬라 개발자들을 회사 운영에 참여시켰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시작할 때부터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왔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능에 필수 요건이다.”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에도 “사소하고 의심스러운 이유로 계정이 정지당한 사람은 누구라도 트위터 감옥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계정을 차단당한 우익 인사들의 트위터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역시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에 “트위터가 마침내 제정신인 사람의 손에 들어왔다.” “트위터는 더 이상 미국을 증오하는 급진 좌파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CNN은 이런 움직임이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와 2024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서 “머스크는 이런 조치를 통해 단독으로 미디어와 정치 생태계를 뒤엎고, 온라인에서 공개 담론을 재구성할 것이다.” “이제 머스크는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삶에 접해 있고 영향을 끼치는 소셜 플랫폼을 단독으로 제어한다.”라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 증오 표현이 급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는 플랫폼에서 콘텐츠 정책을 공정하게 시행하는 방법과 오랫동안 씨름해 왔다. 하지만 자칭 ‘언론의 자유 절대주의자’인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일부 보수세력, 극단주의자, 음모론자는 이러한 변화를 축하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 분석 플랫폼 데이터민(Dataminr)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와의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뉴스가 나온 후 트위터에서 인종차별적 단어의 등장이 1,300% 증가했다. 그 외에 코로나 19 백신 음모론 등 각종 루머에 대한 언급도 증가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사흘이 지난 30일 트위터 작성글을 통해 음모론을 퍼뜨려 논란이 되었다. 극우 성향 남성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집에 침입해 펠로시 의장의 남편을 폭행한 사건을 두고 ‘펠로시 의장의 남편이 술을 먹고 동성애를 하려다 사고를 당했다.’라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이다. 머스크는 이후 해당 트윗을 삭제했지만, 이미 2만회 넘게 리트윗된 상태였다.

트위터를 연구해온 조지 워싱턴 대학의 레베카 트롬블(Rebekah Tromble) 박사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하자마자 온라인 ‘트롤(Troll, 남의 감정을 뒤엎으며 이를 즐기는 온라인 이용자)’이 트위터에서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런 증오 언어의 급증은 예상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 픽사베이

이런 머스크의 행보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방송작가 숀다 라임스, 싱어송라이터 사라 바렐리스 등 많은 유명인이 트위터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국내의 트위터 이용자들도 이런 표현의 자유에 대해 우려하는 게시글을 다수 작성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들은 “이제 혐오가 ‘표현의 자유’로 둔갑되는 세태가 올 것이다.”, “극단적 정치 메시지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는 일론 머스크.”, “윤리와 책임 없이 표현의 자유만 방기하면 결국 서로의 자유가 충돌해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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