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파킹을 맡긴 손님의 차량이 도난당한 뒤 심하게 파손된 상태로 발견됐으나 합의금으로 100만원만 지급하겠다는 대구의 한 호텔의 태도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구 동성로의 한 호텔을 이용했다가 차를 폐차 처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달 26일 대구 동성로에 있는 한 호텔에 방문해 발레파킹을 맡겼다. A씨는 "직접 차를 뺄 테니 전화해달라"고 했지만 호텔 직원이 "앞차가 곧 나가니 차 키를 프런트에 맡기라"고 요구해 차 키를 지배인에 맡겼다.

A씨는 다음날인 27일 오전 10시40분쯤 호텔 측으로부터 차가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CCTV(폐쇄회로화면)를 확인해 보니 호텔 측에서 차 키를 프런트 위에 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 한 외국인이 차 키를 들고 나가 차를 훔쳐 달아났다.

이 외국인은 A씨의 차량을 훔친 뒤 2번의 사고를 내 뺑소니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A씨의 차량은 심각하게 부서졌으며 에어백도 터지는 등 폐차 직전의 상태였다.

호텔 측은 A씨에게 모두 배상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후 입장을 번복했다. A씨는 "처음엔 모두 배상해주겠다던 호텔이 이틀 만에 못 해주겠다고 연락왔다"며 "자차 보험으로 차를 수리하고 해당 수리비만 주겠다고 했다. 반파된 차의 감가액도, 그동안 타고 다닐 렌트 비용도 못 해준다더라"라고 주장했다.

이후 A씨와 호텔 측은 구상권 행사와 피해보상금으로 450만원에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틀 뒤 호텔 측은 합의를 할 수 없다며 다시 입장을 바꿨다.

호텔 측은 "450만원에 전체 합의가 되는 줄 알았는데 보험사에서 별도로 구상권 청구가 들어오니 합의를 해줄 수 없다"며 "100만원 정도면 합의금을 지급해 드릴 용의가 있으니 생각해보고 연락해달라"고 했다.

A씨의 차량은 2020년 5월식의 신차이며 4000만원 상당이다. 그는 "4000만원짜리 차를 누가 450만원에 합의해주겠냐"며 "내가 재촉하니 법적 판결 나는 대로 주겠다고 하더라"고 황당해했다.

현재 대구 중부경찰서는 A씨의 차를 훔친 외국인을 절도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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