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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알카라스, 2000년대생들이 남자 테니스 메이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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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스, US오픈 우승한 신네르에게 "챔피언 자격 있다" 축하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는 신네르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올해 남자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

신네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끝난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12위·미국)를 3-0(6-3 6-4 7-5)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올해 남자 테니스 메이저 우승 트로피는 호주오픈과 US오픈 신네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알카라스로 양분됐다.

신네르가 2001년생, 알카라스 2003년생으로 남녀 테니스를 통틀어 4대 메이저 단식 우승자가 모두 2000년대생인 것은 올해 남자부가 처음이다.

남자 단식은 1981년생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1986년생 라파엘 나달(스페인), 1987년생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앤디 머리(영국) '빅4'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며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평이 있었다.

이들 '빅4'가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자 명단에서 모두 빠진 것은 2002년 이후 올해가 22년 만이다.

여자 테니스에서 2000년대생 메이저 챔피언이 처음 나온 것은 2019년 US오픈의 2000년생 비앵카 앤드레스쿠(캐나다)였다.

남자 단식은 그보다 3년 늦은 2022년 US오픈에서 알카라스가 첫 2000년대생 메이저 챔피언이 됐으나 2000년대생 선수들의 4대 메이저 점령은 남자 쪽이 더 빨랐던 셈이다.

올해 여자 단식의 경우 프랑스오픈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만 2001년생이고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석권한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는 1998년생, 윔블던 우승자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8위·체코)는 1995년생이다.

왼쪽부터 준우승한 프리츠, 앤드리 애거시, 신네르.

[로이터=연합뉴스] Mandatory Credit: Mike Frey-Imagn Images

남자 테니스 '빅4' 중에서는 페더러가 이미 은퇴했고, 나달과 머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끝내는 수순이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우승한 조코비치가 현재 세계 랭킹 2위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2025년 신네르, 알카라스와 메이저 왕좌를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한 번 더 우승하면 이 부문 최다 우승 신기록(25회)을 달성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신네르와 알카라스가 앞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남자 테니스계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곧 발표된 새로운 세계 랭킹에서는 신네르가 1위, 알카라스 3위를 유지하며 조코비치는 4위로 내려간다. 1997년생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가 4위에서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영국 BBC 애너벨 크로프트 해설위원은 "남자 테니스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만, 알카라스와 신네르가 있다"며 "앞으로 그 둘은 엄청나게 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알카라스가 5승 4패로 앞서 있다. 이번 US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알카라스는 이날 신네르에게 "우승할 자격이 있다. 이 순간을 즐겨라"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어릴 때 스키 선수로도 활약해 하체 힘이 탄탄한 신네르는 그를 바탕으로 한 왕성한 움직임과 강한 스트로크가 강점이다.

신네르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최근 힘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의미가 크다"며 "나는 테니스를 사랑하고, 여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습을 해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US오픈을 앞두고 올해 3월 두 차례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이 알려진 것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다.

그는 또 "고모(또는 이모)가 많이 아프셔서 앞으로 얼마나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모든 사람이 건강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우승 확정 후 칼린스카야와 입맞춤하는 신네르

[AFP=연합뉴스]

이날 신네르의 선수 관계자석에는 여자 친구인 안나 칼린스카야(15위·러시아)가 자리해 신네르를 응원했고, 우승 확정 뒤에는 포옹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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