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훈련 제의에도 정시 출근한 KIA 선수…이범호 감독 "감동적"
전날 오후 10시18분 경기 종료에도 1일 오후 2시 경기 앞서 정시 출근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1회말 1사 1루에서 3번타자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때리고 홈인한 뒤 이범호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4.8.28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기특한 수준을 넘어섰죠. 감동적입니다."
이범호(42) KIA 타이거즈 감독이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오후 2시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보며 감상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KIA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4시간 18분의 혈투를 벌이고 15-13으로 승리했다. 경기는 오후 10시 18분에 끝났다.
이 감독은 경기 뒤 선수단에 "(오후 2시에 경기가 시작하는) 1일에는 경기장에 천천히 나가서 몸만 풀자"라고 '휴식'을 권했다.
하지만, 선수단은 "정시에 출근해서 훈련하겠다"고 했고, 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훈련했다.
이 감독은 "내가 천천히 나오자고 하는데도 주장 나성범을 포함한 선수들이 '정시 출근'을 고수했다"며 "2위 삼성은 강팀이고, 우리가 조금만 느슨해지면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걸 선수들이 먼저 알고 있다. 기특한 수준을 넘어,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분위기 덕에 우리가 좋은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치는 것 같다"며 "정규시즌을 (1위로) 잘 마무리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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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KIA는 2위 팀을 만나면 더 강해진다.
패한 팀의 팬들은 '호랑이 꼬리 잡기 저주'라고 부른다.
올 시즌 KIA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 때 당시 2위 팀과 자주 만났는데, 그때마다 2위 팀을 제압했다.
KIA는 2위 NC 다이노스에 2게임 차로 쫓기던 4월 19∼21일 NC와 홈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추격을 뿌리쳤다.
5월 17일과 18일에 펼쳐진 2위 NC와 원정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해 NC를 3위로 밀어냈다.
5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던 2위 두산 베어스와 홈 3연전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1위를 수성했다.
6월 18일과 20일 2위 LG와 광주 홈 경기에서 11-4, 6-5로 승리를 거두며 LG를 3위로 밀어냈다.
7월 9일에도 2위로 다시 올라선 LG를 서울 잠실구장에서 11-4로 격파하는 등 승리를 싹쓸이했다.
삼성도 7월 17일, 18일에 2위로 KIA에 맞섰다가 모두 패했다.
KIA는 8월 16∼18일에는 잠실 원정에서 LG를 무너뜨렸다. LG는 이때 받은 충격으로 3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2위 삼성도 8월 31일 KIA와 맞대결에서 패해 두 팀의 격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KIA의 올 시즌 2위 팀 상대 승률은 14승 2패, 승률 0.875다.
3연전 중 상대 팀이 3위로 떨어진 뒤 경기 결과까지 합산하면 18승 3패 승률 0.857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우연의 일치"라고 손을 내저으면서도 "우리는 의식하지 않지만, 상대 팀은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결과'를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이어 또 한 번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 때마다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운도 따른다"며 "우리 선수들이 정규시즌 마무리와 포스트시즌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이런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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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KIA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이 감독은 "스타우트가 대만에서 꾸준히 등판했고, 한국에 와서 한 불펜투구에서도 공 100개 이상을 던졌다"며 "오늘도 100개 정도는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