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석의 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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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강윤석(38)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강윤석은 31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중간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선두에 올랐다.

KPGA 투어 3승을 따낸 김한별, 4승의 이태희, 그리고 장타자 이승택을 2타차로 따돌렸다.

2012년 KPGA 투어에 발을 디딘 강윤석은 그동안 팬들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던 무명이다.

툭하면 시드를 잃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3번이나 치렀다.

2020년에는 시드를 잃어 2부투어에서 뛰기도 했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2022년 SK텔레콤 오픈 준우승이다. 2022년에는 그나마 상금랭킹 29위(2억190만원)에 올라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12년 동안 빛을 본 적이 없다.

올해도 상금랭킹이 89위(3천272만원)에 그쳐 시드 유지가 아슬아슬한 처지다. 톱10 입상이 한 번도 없고 KPGA 파운더스컵 공동 19위가 최고 순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강윤석은 3라운드까지 누구보다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버디 18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5개로 막았다.

1라운드에서는 1언더파 71타에 그쳤지만 2라운드 65타에 이어 이날 버디 7개를 잡아내며 5타를 줄였다.

강윤석은 "투어 휴식기 동안 일본 홋카이도 전지훈련에서 샷을 가다듬었고 코스 공략 등에 대해 선배 박재범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잠재력을 믿었지만 정작 경기장에서는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00% 발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정신적으로 많이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워낙 긴장을 많이 한다"는 그는 "예전에는 긴장을 떨치려고 애썼다. 지금은 긴장감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난생처음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맞는 강윤석은 "지금 컨디션이 좋다. 나이가 마흔이 다 됐는데 정말 꼭 우승하고 싶다"면서 "원래 좀 무모한 플레이를 종종 하는 편인데 내일은 좀 차분하게 머리를 써서 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그다지 어렵지는 않지만, 우승 경쟁이 펼쳐지는 최종 라운드 때 압박감을 느끼면 정상급 선수들도 실수하는 18번 홀(파4)에서 2, 3라운드 연속 버디를 잡아낸 강윤석은 "내일 1타차라도 18번 홀에서 버디를 해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입대할 예정인 김한별이 3타를 줄였고 이승택은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라운드에서 강윤석과 챔피언조 대결을 벌인다.

1, 2라운드 동안 선두를 달렸던 이태희는 1타를 잃었지만, 우승 불씨는 꺼트리지 않았다.

4언더파 68타를 친 김우현이 5위(10언더파 206타)로 올라섰다.

상금랭킹 1위 김민규는 2오버파 74타로 부진, 공동 41위(3언더파 213타)로 내려앉아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는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