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유럽 최강 상대로 2승 책임진 장우진…"먼저 공격 내줬죠"
한국 남자탁구, 크로아티아 물리치고 단체전 8강행
장우진, 두 달 전 패배 안긴 상대에 3-0 완승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반대로 갔습니다. 공격을 먼저 준 게 성공적이었어요."
한국 남자 탁구가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시상대로 향하는 첫 고비를 무사히 넘었다.
장우진(세아 후원), 임종훈(한국거래소), 조대성(삼성생명)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6일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체전 16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매치 점수 3-0으로 완승했다.
크로아티아는 동유럽 최강으로 꼽히는 팀이다.
한국보다 랭킹은 다섯 계단 낮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한국 선수의 덜미를 잡은 적이 많아 까다로운 상대로 꼽혔는데 공교롭게도 한국의 16강 상대가 되고 말았다.
'에이스' 장우진이 2승을 책임졌다.
다행히 장우진-조대성 조가 1복식에서 3-0 쾌승을 거뒀고, 2단식의 임종훈(29위)도 크로아티아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토미슬라브 푸차르(51위)를 3-0으로 물리쳤다.
3단식의 장우진이 승부의 열쇠를 쥐고 다시 테이블 앞에 섰다.
상대는 이번이 다섯 번째 올림픽 무대인 베테랑 안드레이 가치나(38)였다.
장우진은 가치나와 지난 6월 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만나 패한 바 있었다.
장우진[AP=연합뉴스]
스피드나 파워가 특출나지는 않지만 코스 공략을 매우 잘하고 끈질기다.
경기 뒤 장우진은 "가치나는, 체격이 좋고 공이 가라앉는데, 탁구를 '문대면서' 치는, 내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큰 부담을 안고 테이블 앞에 선 장우진은, 두 달 전 맞대결 때와는 '정반대'로 플레이하기로 했다.
장우진은 원래 적극적으로, 먼저 공격하는 타입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나갔다. 상대에게 먼저 공격할 기회를 주는, 모험수를 던졌다.
살을 내준 장우진은, 뼈를 제대로 취했다. 야금야금 점수를 가져간 장우진은 3-1 승리를 거두며 대표팀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장우진은 "어차피 가치나가 공격이 세지는 않다"면서 "(두 달 전에는) 어떻게 보면 내가 불같이 달려들었는데, 오늘은 상대에게 먼저 공격을 주자고 생각한 게 작전 성공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가치나가 짜증을 내더라"라면서 "난 리시브 편하게 하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쉽게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제 '최강' 중국을 만난다. 한국 시간으로 7일 오후 5시 맞대결한다.
매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만리장성'을 넘는 기적을 연출한다면, 결승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린다. 그다음 상대가 될 수 있는 브라질, 프랑스 모두 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장우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 같이,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한다면, 기세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