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꿈의무대 위해 국적 바꾼 러시아 출신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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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러시아 국적을 버리고 다른 나라 국가대표가 된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 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수십명의 러시아 출신 선수가 다른 나라 국기를 달고 출전한다며 대표적인 선수 20명을 소개했다.
레슬링 종목에서 국기를 바꿔 달고 나오는 러시아 선수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2023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97㎏ 챔피언인 아흐메드 타주디노프(21)는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 태생이지만 2022년 가을부터 바레인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러시아 레슬링 유망주였던 게오르기 티빌로프(24)는 지난해 초부터 세르비아 대표가 돼 그해 세계선수권 63㎏급 동메달을 땄다.
다우렌 쿠루글리프(32·그리스), 빅토르 라사딘(30·타지키스탄), 체르멘 발리예프(25·알바니아), 알렉산드르 코마로프(25·세르비아)도 국적을 바꿔 파리 무대에 선다.
개최국인 프랑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러시아 선수들도 있다.
러시아 출신 프랑스 수영 국가대표 아나스타시야 키르피치니코바[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수영의 아나스타시야 키르피치니코바(24)는 지난해 6월 프랑스 대표가 됐으며 자유형 1500m 프랑스 신기록도 세웠다. 테니스의 바르바라 그라체바(23)는 지난해 3월부터 프랑스 대표로 활약 중이다.
러시아 유도 챔피언 출신인 자파르 코스토예프(25)와 아람 그리고랸(26)은 2022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대표로 출전하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각각 100㎏급 동메달, 90㎏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36살의 마라톤 베테랑 사르다나 트로피모바는 2022년 5월부터 키르기스스탄 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15세인 리듬체조 베라 투골루코바는 지난해 11월부터 키프로스 대표로 출전하며 올해 월드컵 리본 종목 3위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조정 은메달리스트인 안나 프라카텐(31)은 벨라루스 태생이지만 러시아 국가대표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5월부터는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고 있다. 모스크바 출신 니콜라이 피메노프(27)는 세르비아 조정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났지만 러시아 국가대표로 뛰던 여자배구 예카테리나 안트로포바(21)는 작년부터 여자배구 세계랭킹 1위 이탈리아로 국적을 바꿔 이번 올림픽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 출신 우즈베키스탄 조정 국가대표 안나 프라카텐[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밖에 사이클의 미하일 야코블레프(23·이스라엘), 다이빙 이고르 먈린(27·우즈베키스탄), 수영 일리야 시비르체프(23·우즈베키스탄), 테니스 알렉산드르 셰브첸코(23·카자흐스탄), 태권도 레프 코르네예프(19·세르비아) 등이 다른 국적으로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2022년 2월 이후에 다른 나라로 적을 옮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종목 단체가 이 작전을 비판하며 러시아 선수의 대회 참가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올림픽도 이 작전을 지지하지 않고 군과 연관이 없는 등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만 개인중립자격선수(AIN) 자격으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
IOC의 지난 20일 발표에 따르면 파리올림픽에 AIN으로 출전하는 러시아 선수는 총 15명이다. 이들은 참가 자격은 얻었지만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고 개회식에서 행진하지도 못한다.
다른 국가의 대표로 출전하는 러시아 출신 선수는 센강에서 열리는 개회식에도 당연히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