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심판마저 먹었다…윔블던테니스 내년부터 ‘아웃’‘폴트’ 판정하는 라인심판 AI로 대체
AI가 심판마저 먹었다…윔블던테니스 내년부터 ‘아웃’‘폴트’ 판정하는 라인심판 AI로 대체
“윔블던마저…”.
테니스 코트에서 심판이 사라지고 있다. 이번엔 윔블던이다. 147년 전통의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에서 내년부터 선심이 사라진다. 윔블던의 오랜 전통인 우아한 유니폼의 라인 심판들을 더 이상 코트에선 볼 수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등 외신들은 10일 “윔블던을 개최하는 올잉글랜드 클럽이 2025년 대회부터 인공지능으로 판정하는 라인 콜링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보도했다. ‘아웃’과 ‘폴트’는 인공지능이 판정하는 것이다. 올잉글랜드 클럽은 “올해 전자 판독을 시험했으며 해당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판정의 정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치”라고 했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2025년 예선 경기장부터 본선이 열리는 18개 코트에 모두 라인 콜링시스템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1877년 창설 이래 147년 만에 선심이 사라지게 됐다.
테니스 대회에서 선심이 사라지는 것은 예견된 일이다. 이미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는 호주오픈이 2021년, US오픈은 2022년부터 선심 없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공이 지나간 자국이 코트 바닥에 남기 때문에 전자 판독 시스템을 TV 중계 등에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사실 빠른 테니스 서브를 인간의 눈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남자 선수의 경우 평균 서브 속도는 시속 128~144km 정도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평균 시속 193km, 로저 페더러(스위스) 188km, 라파엘 나달(스페인) 187km 등이다. 조코비치의 경우 2009년 마드리드 마스터스에서 219km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는 2016년 데이비스컵에서 퍼스트 서브로 243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ATP에서 가장 빠른 서브 속도를 가진 선수는 존 이스터(미국)다. 그는 2016년 데이비스컵에서 시속 253km를 찍어 공인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여자 선수로는 독일의 사빈 리스키로 2014년 스탠퍼드 클래식에서 시속 210.8km를 찍었다.
윔블던에서 선심이 사라지더라도 주심인 체어 엄파이어는 그대로 경기를 관장한다. 그러나 영국 BBC는 “체어 엄파이어도 언제까지 코트에 남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인간이 플레이 하고, 심판은 인공지능(AI)이 하는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이다.
BBC는 “윔블던 심판의 페이는 하루 200파운드(약 35만원) 정도”라며 “(이번 조치로) 대회 경비를 다소 줄일 수 있겠지만 비디오 판독관이나 경기 진행 요원이 더 필요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테니스 심판협회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기는 하지만 윔블던 전통 가운데 하나가 끝나는 일이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도 2025년부터 선심을 없애고 전자 판독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email protected]